몬테소리 말은 많이 들었는데 대체 뭔지 감이 잘 안 잡힌다.
검색해보면 웬 고가의 교구, 교육프로그램 영업글이 즐비하고..
괜히 엄한 곳에 큰 돈 쓰기 싫어 외면했던 키워드 중 하나다.
나는 엄마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육아를 하고 싶다.
남들과 비교해가며 억지로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큰 돈을 쓰고 싶지 않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엄마로서 길을 잡아줘야된다며 억지로 멱살잡고 싶지 않은 것.
그래서 몬테소리 책을 읽고 나서도, 교구나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구입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몬테소리 정신은 이런 거구나- 읽고, 나는 어떤 육아를 할지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데 의미가 있다.
나에게 '아이'는 어떤 존재일까?
처음에는 아이가 내 인생의 주연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고.
부모자식 관계는 상하관계가 아니다. 아이는 우리와 대등한 존재다.
우리는 아이보다 먼저 태어나서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인격이 우리의 소유가 될 순 없다.
아이도 인격이 있는 어엿한 한 '사람'이다. 당연한 말인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잊게 된다.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믿고 존중해주는 것이다.
이것만 잘 지켜진다면 고가의 교구도 교육프로그램도 필요없다.
나는 2년 간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항상 스스로가 못난 엄마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인생은 단 한 번이고,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텐데.
매 순간 최선을 다 하고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에게 해줘야 하는 것은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믿어주고, 성장을 지지하는 일이다.
그 외의 일은 불필요하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스스로 잘 성장할 수 있게 지켜보고 때로는 도와주는 것이다.
굳이 몬테소리 학습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나또한 그러하니까.
몬테소리는 약 110년 전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마리아 몬테소리라는 여성 의사가 만들어 낸 교육 방식이다.
100년도 더 된 이야기니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회자되는 것은 몬테소리의 근간이 되는 '부모의 육아 마인드'가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
아이의 지능을 높이고, 천재로 키우는 것이 몬테소리의 방식은 아니다.
아이에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것. 그 마인드만 알고 가면 된다.
아이는 돌보고 키우는 존재가 아니다. 스스로 성장하는 존재다.
지금부터 걸으라고 말하기 전에 안 걷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뒤집고 앉고 서고 걷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그 순서대로 아이가 해낸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대근육 발달이 다소 느린 반면, 언어 발달은 빠른 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성장의 속도, 평균보다 얼마나 느리고 빠른지는 신경 쓸 일이 아니다.
그 아이의 발달 속도와 그 아이다움이 보장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아이다움의 보장. 아이의 삶에 중요한 행복 포인트다.
아이들은 자립과 자율이라는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있다.
자립은 '자신이 자신일 수 있게 되는 것'
자율은 '자신을 스스로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한다.
0~3세의 시기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무의식의 시기, 3~6세는 '자신'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는, 의식의 시기다.
3세까지의 아기들은 그저 매순간 온 힘을 다해 살아간다. 만지고 싶으면 만져야 하고, 달리고 싶으면 달려야 한다.
아직 의식이 싹트지 않은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저 무의식 상태에서 무언가를 한다.
아이에게 내재되어 있는 프로그램에 몸을 싣고 그대로 움직이는 시기다.
3세부터는 의식의 시기다. 서서히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넘어가며 내 행동의 '목적'을 생각하게 된다.
목적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0~6세 통틀어 '유아기'에 해당되지만, 무의식과 의식의 시기 아이들은 크게 다르다. 육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셈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발달 단계, 우리 아이만의 속도, 아이다움을 생각하자.
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고, 그럴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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